말레나 - 주세페 감독의 또 하나의 서사
- Europe
- 2021. 12. 22.
이 사회의 수많은 말레나를 위하여...
배경은 2차 대전이 한창인, 햇빛 찬란한 이탈리아의 지중해의 작은 마을
그곳에는 매혹적인 말레나가 마을 사람들의 선망과 질투의 눈빛들을 온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죠.
그녀가 걸어갈 때면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자라면 모두 그녀를 훑어 봅니다. 아름답거든요.
하지만, 여자들은 시기와 질투의 눈빛으로 쑥덕거립니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연모하는 열세살 순수한 소년, 레나토가 있죠. 혈기왕성한 남성으로 성장해 가는 레나토.
마치 주페토 감독의 '시네마천국'에 토토를 보는 듯 합니다.
전쟁에 참전했던 말레나의 남편의 전사 소식은 그녀에 대한 욕망과 질투에 기름을 붇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극도의 분노의 대상이 된 아름다운 말레나.
마을의 많은 남자들은 말레나에게 추파를 던집니다. 힘든 말레나에게 노골적으로 다가갑니다.
그들에게 말레나는 간절한 목표이자 그저 욕망의 도구일 뿐...
이들은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는 말레나를 이용합니다. 사는게 힘들기만 한 말레나를 그냥 두질 않습니다. 남자들은 아내를 두려워해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고, 여자들은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모함하기 시작하죠.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과감하게 변화해야 했던 레나토의 첫사랑 말레나
그녀의 과감한 변화에 선택받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그녀에게 과감히 다가갑니다.
이런 모습들의 마을 남자들의 부인들에게는 독일군에게까지 웃음을 팔아야 했던 말레나를 사람들은 창녀라고 비웃고 이런 그녀를 단죄하게 됩니다.
폭행에 험하게 짧게 잘려버린 머리보다 더 큰 상처는 그녀의 마음의 상처. 그녀는 쫓기듯 어딘가로 떠납니다.
인간들의 집단최면은 참 무서운거네요.
영화 초반 개미를 재미로 태워죽이는 장면은 이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장면인 듯 합니다.
어린 소년 레나토만이 진실을 간직한 채 마지막 모습을 애처롭게 지켜볼 뿐이죠.
그리고 1년 후...
전쟁의 상처가 아물어 갈 때쯤 말레나는 남편의 팔짱을 끼고 다시 마을에 나타납니다.
남편과 함께 다시 돌아온 마을에서 그녀는 어떤 대접을 받게 될 것인가?
시장을 돌아다니는 그녀를 보고 수근거리다가 그녀가 던진 한마디에 그토록 그녀를 증오했던 마을의 여자들은 빗장을 풀어버리지요.
본조르노
그런, 그녀를 향해 레나토는 행운을 빌어줍니다.
'시네마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새로운 서사 '말레나'
2013년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최우수 감독상
2013년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최우수 영화상
2010년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올해의 다비드상
2009년 제7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파시네띠상 등 이탈리아 영화계의 거장으로 우뚝 선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이 영화는 시네마천국과 마찬가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특히 '시네마천국'과 너무나 닮아 있는 이 영화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전체적인 감정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토토와 같은 화자 역할을 하는 레나토가 극의 중심에 있다는 점입니다.
말레나는 그저 하나의 피사체로 남아 있어서 애틋함은 더욱 크게 와 닿습니다.
시네마천국처럼 의도적인 반전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합니다. 이에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긴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연출방식이 나빠보이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콘텐츠에서 임팩트 있는 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말레나만큼 슬펐던 영화음악 -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와의 콜라보
쥬세페 감독의 영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영화 감독은 바로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입니다.
故 엔니오 모리꼬네는 말이 필요없는 영화계의 레전드이시지요.
관련 내용은 제가 일전에 포스팅한 글로 대신하겠습니다.
2021.02.13 - [OST] - 엔니오 모리꼬네 - 영화보다 더 깊이 남을 그의 영화음악
팜므파탈을 제대로 연기한 아름다운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
별로 많지 않은 대사로 얼핏 보면 쉬운 연기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시종일관 남들의 시선을 피해 땅을 보며 걷는 그녀의 행동과 얼굴 표정은 지금 말레나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멋진 몸매와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모니카 벨루치는 얼마 전 딸과 함께 보그 이탈리아의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말레나 모니카 벨루치만큼 그녀의 딸도 상당한 미녀네요. 유전자의 힘은 무섭습니다.
가벼운 듯 하나 결코 가볍지 않은
극 초반의 전개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기를 바탕으로 다소 유머러스한 장면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전달되는 메시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마을 사람들
자기 중심으로 쉽게 던져버린 말들로 인해 발생되는 거침없는 루머들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는 인간들
모두 지금의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을 말레나를 통해 통렬히 비판하고 있지요.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많은 말레나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들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반성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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