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역주행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Column
- 2021. 5. 25.
콘텐츠의 역주행 효과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예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욕 양키즈의 유명 포수이자 지도자인 요기 베라가 남긴 명언입니다. 이 말이 요즘 콘텐츠계에도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 들어 계속 이 역주행 열풍이 불고 있네요.
음악계에 불고 있는 역주행 현상
최근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재미를 떠나 시사하는 바가 참 큽니다.
브레이브걸스는 군인들에게는 우상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다만, 일반인들만 몰랐을 뿐~
꾸준히 위문공연 위주로 많이 다녔는데, 이 영상이 유튜브에서 최근에 공개되면서 다시 역주행하며 차트 1위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놀면뭐하니?'도 역주행에 아주 많이 기여를 합니다.
최근 유야호의 MSG워너비를 통해 새로 역주행한 2016년 곡 라붐의 '상상더하기'의 인기도 재미있는 현상이네요.
사실 예전에도 이런 현상들이 있었습니다.
여자 걸그룹인 EXID의 경우 ‘위아래’라는 곡으로 시간이 지난 후에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트와이스도 그렇고 많은 아티스트들의 예전 곡들이 새로이 관심을 받으며 역주행의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탑골가요라 하여 아주 오래전 음악들이 요즘 신세대들에게 다시 회자되며 서비스되기도 합니다.
1990년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아티스트 탑골GD 양준일은 리베카란 곡을 발표했는데 그 당시 너무 앞서가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그리 큰 인기를 끌진 못했지요.
최근 들어 슈가맨을 통해 새로 소개되면서 다시 엄청난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천재라며 말이죠. ^^
이처럼 역주행에는 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역할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바로 히든싱어나 아예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획하고 나온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이 있습니다.
방송계의 경우에도 현재 역주행 송을 소개하는 ‘슈가맨’이 인기입니다. 유재석의 케이블 최초 진출이라는 것도 화재이지만 어린 세대들이 예전 음악을 듣는 기회도 가지고 그 음악을 새로운 현대 감각에 맞게 편곡해서 듣는 새로운 맛도 있는 음악 포맷입니다. 음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의미를 확실히 전해주는 방송입니다.
트로트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지요.
요즘 트로트가 대세라고 할만큼 너무나 인기가 있는데요.
한때 열풍이었던 성인가요 ‘안동역에서’는 2008년도에 발표된 곡입니다. 안동이 고향인 작사가 김병걸 선생이 ‘안동사랑 모음집’이란 CD에 수록된 곡인데 타이틀 곡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별다른 홍보도 없었는데 유튜브에 올라가더니 입소문이 퍼지고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울려 퍼지는 국민가요가 되어 버렸지요.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으로 인해 인기를 끈 성인가요도 있습니다. 바로 이애란의 ‘백세인생’입니다. 한 네티즌이 소위 ‘짤방’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 전까지는 그저 C급 트로트 가수였지만, 인터넷을 통해 화재가 되고 뒤늦게 무한도전에까지 소개되면서 2015년에는 최고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공통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기존의 주류 시스템이 선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바로 네티즌의 힘입니다. 지금은 수십 년간 지켜온 기존의 미디어의 독점 권력이 무너지고 새로운 플랫폼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물론 예전 명곡들이 역주행 인기를 구가하는 데에는 아티스트들의 실력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여기에 SNS나 유튜브 등의 플랫폼이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기도 했구요.
영화산업에도 재개봉이 대세
영화계도 재개봉 열풍이 대단합니다. 2015년 12월에는 ‘러브 액츄얼리’가 재개봉하였고 작년 연말부터 인기를 끌던 ‘내부자들’이란 영화도 ‘내부자들-디 오리지날’로 3시간 확장판으로 개봉하여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스텔라, 매드맥스도 IMAX 및 3D 판으로 재개봉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가 터지고 난 이후에 개봉되는 영화가 많이 없다보니 예정의 명작들이 재개봉된 사례도 참 많아졌네요.
특히 특별한 이슈가 있는 시기가 되면 그에 맞는 영화들이 재개봉되기도 하는데요.
장국영의 기일(4.1)을 맞아 그의 명작인 패왕별희가 재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오래 지난 영화들이지만 여전히 지금 보아도 뒤쳐지지 않는 연출과 감성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21.03.31 - [Asia] - 패왕별희 - 진심으로 아름다운 배우 장국영의 대표작 패왕별희! 다시 재개봉
극장 재개봉을 하지 않더라도 넷플릭스 등의 OTT 등을 통해 다시 서비스 되는 경우도 많지요.
얼마 전에는 무려 15년 전의 영화 타짜의 명대사들이 계속 회자되어 그 영화에 조연으로 잠시 출연한 김응수 배우가 갑작스런 인기를 끈 적도 있었지요.
그때 영화에서 한 대사 '묻고 더블로 가!'는 한때 광고계의 핫한 카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의 힘
위 사례들도 보면 공통적으로 인터넷의 힘으로 역주행을 한 사례입니다. EXID의 ‘위아래’도 유튜브를 통해 재조명되었으며, 트와이스의 ‘우아하게’란 곡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인들만 알고 있을법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도 마찬가지구요.
콘텐츠를 만들 때 이런 모든 부분들을 고려했을 수도 있고 우연한 기회에 관심을 받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잘 만든 콘텐츠는 언제 사랑을 받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떤 콘텐츠라도 제작을 할 때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만든다면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를 일입니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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