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타일, 사실주의, 고전주의, 형식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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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세계 여행>,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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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칼럼에서 영화의 유형 (type)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이번 칼럼에서는 영화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쉡게 말하자면 영화를 담는 그릇, 즉 영화의 형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텐데, 일단 크게 분류해보자면 사실주의, 고전주의, 형식주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칼럼 역시 지난번 영화의 유형에 대해 설명할 때와 같이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에 보다 자세히 나와 있으니 보다 깊게 공부하실 분들은 그 책을 추천 드립니다. 일단 설명에 앞서 개념에 대해 먼저 드릴 말씀은 영화의 스타일은 내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전적으로 백퍼센트 사실주의인 영화나 또는 백퍼센트 형식주의만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일단 광의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이론적으로 최초의 영화인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은 사실주의 영화라 말할 수 있을 것이며, 1902년에 제작된 죠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은 형식주의에 가까운 스타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달세계 여행>은 마술사 출신의 죠르주 멜리에스가 제작한 영화로서 당대의 혁신적인 특수 효과들을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또한 스톱 모션 기법으로 만들어진 영상 가운데 최초의 작품이며 우주선이 달의 눈에 꽂히는 장면은 너무나 유명한 장면입니다.

     

    <달세계 여행>, 1902

     

    먼저, 사실주의, 리얼리즘(realism) 영화는 연출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연광을 중심으로 촬영된 영화들을 일컫습니다. 따라서 앞서 말한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들이 이 범주 안에 속하겠죠.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의 스타일은 어디까지나 이론적 개념이지 전적으로 이 영화가 몇 퍼센트 사실주의냐 또는 형식주의냐.. 이렇게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연극에 비유하자면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사실주의 연극이라 말할 수 있는 반면, 백남준 선생의 일련의 아방가르드 퍼포먼스들은 형식주의적 실험극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차의 도착>, 1895

    다시 죠르주 멜리에스의 <달 세계 여행>으로 돌아와서 <열차의 도착>과 비교해보자면 두 작품의 차이점을 확연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달세계 여행>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쥘 베른의 S.F.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각색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 무리의 천문학자들이 우주선을 타고 달에 가서 외계인들과 만나 싸우고, 다시 지구로 돌아와 상을 받는다는 스토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달 세계 여행>< 1902

     

    앞서 영화의 형식(style)은 내용과 불가분의 관계라 말했는데 <달 세계 여행> 역시 내용은 대단히 환상적이며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도 영화적 테크닉이 많이 가미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촬영이 세트 안에서 이뤄졌으며 조명 또한 자연광 보다는 인공조명이 사용됐으며 편집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연출의 개입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 고전주의는 두 스타일의 중간 지점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D. W.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1915)이나 프랑크 카프라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와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멋진 인생>, 1946


    일반적으로 고전주의는 세련된 표현을 위해 지나치게 극단적인 형태를 피하면서도 동시에 어느 정도 영화적 테크닉을 가미한 작품들을 일컫습니다. 


    다큐멘터리 <------------ 사실주의 <------------ ( 고전영화 ) -----------> 형식주의 -------------> 실험영화


    굳이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한 데릭 저먼의 <블루>, 1993과 같은 작품은 형식주의적 영화라 할 수 있겠고, 홍상수,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은 사실주의적 영화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우성 주연의 <증인>이나 <완득이>와 같은 대중 영화들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부드럽고 흥미로운 극 흐름에 맞춰 이야기를 진행시킨 “고전주의” 영화들이라 지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증인>, 2019


    정리해 요약하자면, 영화의 스타일에 있어 사실주의 영화들의 특성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비전문 배우, 현지 로케이션 촬영, 고정 쇼트, 롱 테이크, 편집 최대한 배제, 자연광으로 제작된 <오아시스>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과 같은 영화들이라 할 수 있고,

    <오아시스>, 2002


    형식주의 영화들의 특성은, 전문 배우, 세트 촬영, 다양한 앵글, 유려한 카메라 워크, 편집을 최대한 활용, 인공조명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그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롤라 런>이나 이명세 감독의 <M>과 같은 영화들을 좋은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롤라 런>, 1998


    앞서 영화의 내용과 형식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사실주의 영화들은 주로 일상적 사실성을 재현하려는 영화제작 형태로서, 사실주의 감독들은 삶 자체의 풍부함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며, 영화가 어떤 조작되지 않은 현실 세계의 거울이라는 환상을 고수하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주의 영화들은 대부분 영화의 주제 역시 가난이나, 인플레이션, 빈부 격차, 사회 양극화 등 이 사회가 한 인간을 어떻게 타락하게 만들며 파편화 시키느냐가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이처럼 영화라는 매체는 스토리와 더불어 이를 어떠한 그릇, 스타일에 담느냐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형식주의 영화들의 경우, 선택된 소재에 대해 감독의 주관적 해석이 대단히 커다란 요소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들에서는 주제의 시각화를 위해 때로는 소재를 정형화시키고 왜곡시키는 경향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며, 아울러 디테일들은 한층 엄격하게 선택되고 때로는 현실적, 시공간적 맥락에서 탈피한 내용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단적인 형식주의로서 굳이 말하자면, 지난번 칼럼에서 다뤘던 <오후의 올가미> 역시 실험영화이자 스타일적인 측면에서보자면 형식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후의 올가미>, 1943


    자, 오늘은 지난번 영화의 유형에 이어 영화의 스타일(style)에 대해 가볍게 알아봤는데요 다음에는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처음 이 칼럼을 시작했을 때가 제법 쌀쌀했던 2월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덧 완연한 여름의 초입에 성큼 다가선 것 같아 다시 한번 시간의 속도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쪼록 건강히 다들 즐거운 주말되시고 다음번 칼럼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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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1)

    • 런킹
      2021.06.06 19:22

      영화를 많이는 보지만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져왔고 하는지에 대해는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저는 관람객입장이라 그런거겠지만, 나중에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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