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칸, 그리고 부산행이라는 그림자"연상호 감독이 돌아왔다. 그것도 〈부산행〉(2016)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 위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군체〉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화려하게 베일을 벗었고, 국내에서는 5월 21일 개봉 후 4일 만에 누적 관객 100만을 돌파했다. 2026년 개봉작 중 최단 기록이다. '왕과 사는 남자'보다 빠른 속도다.그런데 흥미로운 건 칸 직후 감독 본인이 한 인터뷰에서 토로한 한 마디였다. "이제 다들 나를 〈부산행〉 만든 사람으로만 본다. 그 기대감이 엄청난 부담이었다." — 솔직히 극장에 앉아 스크린을 마주하는 두 시간 내내, 그 부담감이 작품 곳곳에서 비집고 나오는 게 느껴졌..
영화를 보고 나온 길, 같이 간 아들이 한마디를 던졌다."다른 공포영화랑 달라. 알싸하게 매운 맛이야." 이 말이 너무 정확해서 한참을 곱씹었다. 보통 공포영화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맵다", "짜다", "쎄다" 같은 것들이다. 〈곤지암〉처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자극, 〈컨저링〉처럼 강렬한 한방. 그런데 〈살목지〉는 그 결이 다르다. 한 입 베어물면 매운 게 아니라 혀끝이 알알하게 마비되는 느낌, 시간이 지나도 입안에 그 기운이 남아 있는 그런 맛. 영화관을 나와 차에 올라타고 한참 운전을 하는데도 살목지의 검은 물 표면이 자꾸 떠올랐다.오랜만에 한국 공포영화가 제대로 한 건 했다. 손익분기점 80만, 그런데 300만을 넘어버린 영화먼저 숫자부터 짚고 가자. 제작비 30억 원 — 웬만한 한국 공포영..
앙투안 후쿠아 감독, 존 로건 각본 / 자파 잭슨 주연 / 2026년 4월 개봉 극장을 나서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명백한 기쁨이고, 다른 하나는 그만큼 또렷한 아쉬움이다. 이 영화는 그 둘을 분리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이 글도 그 두 감정 사이를 오가며 쓸 수밖에 없다.1. 팬으로서, 그의 노래를 다시 듣게 된다는 것가장 솔직한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이 영화의 음악 장면에서 행복했다.스크린에서 〈Don't Stop 'Til You Get Enough〉의 인트로가 흐르고, 〈Billie Jean〉의 그 베이스 라인이 깔리고, 〈Beat It〉의 기타가 터질 때, 나는 영락없는 팬의 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잘 만든 음향 시스템으로, 큰 화면 앞에서, 그의 음악을 처음 ..
"이 세상 그 무엇도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 Ray Kroc의 사무실에 걸려 있던 한 줄.어떤 영화는 극장의 어둠 속에서 본다.또 어떤 영화는, 강의실의 형광등 아래 학생들과 함께 본다.「파운더」는 후자에 가까운 영화다.스크린이 꺼지고 나면, 박수보다 먼저 메모장이 펼쳐지는 영화.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묻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창업이라는 두 글자를 진지하게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이 영화의 어느 한 장면 앞에서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영화 정보제목 : 파운더 (The Founder)감독 : 존 리 핸콕 (John Lee Hancock)각본 : 로버트 D. 시걸 (Robert D. 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