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떠나 영화를 시작할 때, 나는 그저 먹고 살 수만 있기를 바랐습니다."2026년 5월,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트로피를 든 한 배우가 그렇게 말했다. 객석이 잠깐 조용해졌다. 화려한 수상 소감이 아니었다. 그건 고백에 가까웠다. 먹고 살 수만 있기를. 그 한 문장 안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던 단역의 시간이, 버스비를 아껴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던 옥탑방의 겨울이 통째로 들어 있었다.그의 이름은 유해진이다. 소년, 광대를 보다1970년 충북 청주. 한 소년이 극장에서 배우를 본다.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우리들의 광대〉. 무대 위 단 한 사람이 객석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그 광경에, 소년은 그만 마음을 빼앗겼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하지만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연극영화과 입시에 세 번..
"나는 이제 어디로 갑니까…"어떤 영화는 보고 난 뒤,한참을 글이 되지 못한 채 마음에 머문다.「왕과 사는 남자」가 내겐 그런 영화였다.개봉 당일,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에 갔다.노부모의 옆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는 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작은 풍경이 된다.객석의 불이 꺼지고, 청령포의 강물이 화면 위로 흘러갈 때,나는 영화를 보면서 동시에영화를 보는 부모님의 옆얼굴을 자꾸만 바라보았다.그 두 겹의 시간을 글로 옮기는 일이쉽지 않아, 리뷰가 자꾸 늦어졌다.영화 정보제목 : 왕과 사는 남자감독 : 장항준출연 :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 이준혁장르 : 사극 드라마러닝타임 : 117분개봉 : 2026년 2월 4일누적 관객 : 1,663만 명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수상 · 후보 : 제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