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 권력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
- K-Movie
- 2025. 5. 19.
🎬 [All That Cinema] 《야당》 – 권력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지.”
이 한 줄이 가슴에 남았다.
이건 단지 영화 속 대사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를 통째로 관통하는 진술이었다.
🕰 오래 전에 멈춘 카메라, 이제야 돌아오다
《야당》은 오래 전 촬영을 마쳤지만, 번번이 개봉이 미뤄졌던 영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야기가 불편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4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현실의 뉴스 속에서,
《야당》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지금다운 영화'로 돌아왔다.
⚡ 빠르게 질주하는 이야기, 그러나 허술하지 않다
《야당》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는다.
초반부터 날아가는 전개 속에 수사와 정치, 언론과 범죄가 뒤엉킨다.
그러나 놀랍도록 흔들림 없는 구조가 이 빠른 속도를 지탱한다.
- 캐릭터마다 분명한 동기와 사연이 있고
- 감정선은 절대 전개에 밀리지 않으며
- 대사 하나하나가 설명 대신 암시를 택한다
이 영화는 ‘빠르기 때문에 가벼운’ 영화가 아니라,
‘빠르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다.
🎭 배우들의 얼굴, 우리가 몰랐던 진심
강하늘 – 이강수
냉정하고 똑똑하고 치밀한 마약 브로커.
우리가 알던 ‘강하늘’은 없다.
《스물》, 《청년경찰》에서 보여준 소년성은 완전히 지워졌다.
오만함과 처연함이 공존하는 표정,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기묘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유해진 – 구관희
진심을 품은 검사, 혹은 싸움에 지친 인간.
그의 얼굴은 이번에도 사람 냄새가 난다.
하지만 더는 유쾌하지 않고, 그래서 더 무겁다.
권력의 민낯을 지켜본 사람의 얼굴이란 이런 것일까.
박해준 – 오상재
묵묵한 수사관, 무너진 정의 속의 마지막 양심.
늘 그렇듯, 그는 과하지 않게 단단하다.
엄수진– 채원빈
마약에 가진 명성을 다 잃어버린 배우 수진.
하지만, 그녀는 기존의 마약으로 모든걸 잃어버린 여타 배우들의 캐릭터와는 다르다. 다른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그녀만의 이야기.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 오히려 묵직한 존재감이 돋보였다.
어디선가 본 듯 한 배우라고 생각되지 않은가?
독특한 매력의 이 배우는 사실 얼마 전에 방영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한석규의 딸로 나온 배우.
어둠 속에 가려진 숨은 이야기가 그녀의 눈과 표정 속에 담겨 있다.
🎬 황병국 감독 – 배우 출신 연출가의 직관
《부당거래》, 《서울의 봄》 등에 조연으로 등장했던 배우 황병국.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만든 첫 장편 연출작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배우의 감각으로,
동시에 시대의 맥락으로 설계되어 있다.
거칠지만 솔직하고,
설명 없이 진심이 느껴지는 장면들.
그건 배우 출신 감독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감성일지도 모른다.
🔞 청불의 이유, 그리고 그 정당성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폭력, 마약, 고문 같은 장면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가 그리는 현실의 추악함은
누구에게나 보여주기엔 너무 직접적이다.
청불의 이유가 된 한 씬.
포기할 법한 이 씬을 포기하지 않은 감독의 뚝심이 대단하다.
하지만 바로 그 사실이,
이 영화가 꼭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라는 걸 말해준다.
💬 명대사로 남은 문장들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지.”
→ 단 하나의 문장이 《야당》을 설명한다.
“거짓말은 반복되면 진실이 되지. 하지만 진실은 결국 누군가에게 남아.”
→ 이건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 반복한 교훈이다.
“우리는 잊지 않는다. 기억은 저항이다.”
→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단 하나의 감정.
🧩 그리고 우리는 묻는다
《야당》은 결국,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 권력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 정의는 왜 늘 뒤늦게 도착하는가
- 그리고 우리는 그 진실 앞에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는가
영화는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객은 안다.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진실이 있다는 걸.
개인적으로는 범죄도시나 다른 영화보다 좋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말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명확한 메시지'다.
🎟️ 관객수 & 반응
- 개봉 3주 만에 350만 관객 돌파
- 입소문으로 퍼진 강하늘의 연기 변신
- 매불쇼 등 각종 방송에서 다뤄진 영화적 시의성
- “지금이 아니면 나올 수 없었을 영화”라는 평
📎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다
《야당》이 지금의 권력을 이야기했다면,
다음 영화는 ‘과거의 권력’을 이야기한다.
《1987》
그때,
진짜로 목숨을 걸고 정의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곧, 그 리뷰로 이어집니다.
'K-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 캔 스피크》 – 듣는 이가 없었던 시간, 말하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 (0) | 2025.05.23 |
---|---|
《1987》 —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이름으로 (2) | 2025.05.21 |
헌트 - 수많은 대한민국 근대사의 사건 파편들을 모아모아 (0) | 2022.08.23 |
연애 빠진 로맨스 - 내가 너 소설 쓰게 해 줄까? (2) | 2021.12.06 |
트라우마를 극복하다, <블라인드> (0) | 2021.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