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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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 —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이름으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그 한 문장으로 세상은 멈췄다.
그리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다.
죽음을 덮으려는 거짓 앞에서,
누군가는 묻기 시작했다.
“다음은 누구입니까?”


🕰 1987년, 그때 우리는 무엇을 보았나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6월 민주항쟁이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향한다.

이야기는 영웅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이 모여
어떻게 ‘변화’라는 파도를 만들어냈는지를 따라간다.

그 중엔 침묵하던 교도관이 있었고,
혼자 결단한 검사가 있었고,
지켜보기만 하던 대학생 연희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끝내 목소리를 냈다.


🎭 익숙한 얼굴, 그러나 낯선 무게

김윤석은 권력의 얼굴이었다.
“진실 따윈 필요 없다”는 듯한 냉담함.
실제로 그는 박종철 열사의 고등학교 2년 후배였다고 한다.
그가 이 역할을 맡는 것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정우는 흔들리는 검사였다.
진실을 은폐하라는 명령과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 사이에서
마지막 선택을 하는 그의 눈빛은
침묵보다 더 큰 소리를 냈다.

 

유해진은 따뜻한 교도관이었다.
감정 없이 살아가던 그가
한 줄의 신문을 읽고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은
이 영화의 가장 조용한 전환점이었다.

 

김태리는 연희였다.
그저 시험 걱정하고,
데이트를 기다리던 평범한 학생.
그러나 어느 순간,
그녀는 말없이 한 발짝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한 발’이 시대를 움직였다.

연희는 영화 속 유일한 가상 인물이지만,
가장 ‘우리’와 가까운 존재였다.

 

🎭 더 많은 얼굴, 더 깊은 무게

이야기를 끌고 간 건 주연들만이 아니었다.
숨처럼 등장했지만
긴 여운을 남긴 얼굴들이 있었다.

 

고창석은 사회부장이었다.

기자들에게 묻는다.
“이거, 실어도 되는 기사야?”
그리고는 침묵 대신 결단을 택한다.
그 결단이, 하나의 물결이 되었다.

 

이희준은 윤상삼 기자였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진실을 감춘 권력을 향해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김의성은 영등포교도소의 이부영이었다.

감옥 안에서 쓰고,
밖으로 전달하던 작은 편지 한 장.
그 글이 세상을 흔들었다.

 

오달수는 또 다른 사회부장이었다.

현실에 순응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언론의 ‘책임’을 선택했다.

 

그리고 여진구.
영화의 시작, 박종철.
그 눈빛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되었다.

 

강동원은 이한열이었다.
붉은 피가 흘렀고,
그 피는 광장을 뒤덮었다. 

 

설경구는 재야 운동가 김정남.
그는 길 위의 사람들을 대변했고,
그의 등장은
이 이야기에 더 이상 허구가 없다는 증거였다.

 

우현은 치안본부장 이근안을 연기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실제 1987년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사회부장으로
6월 민주항쟁의 중심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그 시절, 그는 수많은 집회의 사회를 맡으며
거리에서 목소리를 냈다.
그 경험은 영화 속에서
권력의 얼굴을 연기하는 데 깊이를 더해주었다.
그는 말했다.
“저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영웅담은 부담스러워”

 

📰 그리고, 언론

1987년.
언론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보도지침이 내려왔고,
기사는 검열되었고,
기자들은 침묵을 강요받았다.

그런 시대에,
몇몇은 묻고,
몇몇은 기록했다.

윤상삼, 신성호.

 

그들은 진실을 썼고,
그 진실이 사람들을 거리로 이끌었다.

거짓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절.
진실은 인쇄소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활자보다 더 뜨거운 건,
그걸 들고 나간 사람들의 용기였다.


📷 스틸컷 한 장

묵직한 스틸컷 한 장

먼저 아들을 보낸 안타까운 아비와 형제의 모습을 보고 

눈물 훔치지 않을 수 없었다.


✍ 작가와 감독이 남긴 것

《1987》을 쓴 김경찬 작가
다큐멘터리 PD 출신이다.
그는 《카트》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1987》에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선택’을 기록했다.

그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다.
말하지 않던 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순간.

장준환 감독은 《지구를 지켜라!》처럼 엉뚱한 상상력의 세계에서 출발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사실에 바탕을 둔 묵직한 리얼리즘을 택했다.
그는 말했다.

“이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반복되는 이야기다.”


💬 명대사, 그리고 한 시대의 기록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 가장 유명한, 가장 슬픈 변명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 시대가 이 문장을 만들어냈다

“기억해야 한다. 잊는 순간, 또 반복된다.”
→ 이 영화가 만들어진 이유


🔍 비하인드 – 연희, 실화보다 진실한 허구

김태리가 연기한 연희는
《1987》의 유일한 허구 인물이지만,
어쩌면 가장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놀라운 건,
연희의 캐릭터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 있다는 것.
그녀는 지금 안동에서 ‘행복한 집’이라는 작은 홍어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 역시 그 시대의 대학생이었고,
그 역시 거리에서 함께 외쳤던 한 사람이었다.

 

https://blog.naver.com/anisocytosis/223105254223

 

차명숙 여사님과의 인연

차명숙 여사님 자서전 자료를 위해 쓴 글 2020년 6월 21일 다음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옮겨온 것 차명...

blog.naver.com

https://m.blog.naver.com/ytg77/221373813603

 

대통령께서 자주 찿는 안동의 홍어 맛집 "행복한 집"을 찿다.

혼자 안동시내를 어슬렁거리다 선배의 권유로 낙동강 오리알이 어떤건지 느껴보러 강바람이나 쐬러 가볼까...

blog.naver.com

 


🎵 OST와 숨은 이야기들

영화 속 음악은
과장되거나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되레 조용한 피아노와 긴 여운이
그날의 장면들을 더욱 또렷하게 남긴다.

실제 영화 속 박종철의 안경은
그의 유가족이 제작진에 빌려준 ‘실물’이라고 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


🎬 《야당》그리고《1987》

《야당》이 지금의 권력을 묻는 이야기였다면,
《1987》은 그 권력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영화다.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영화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하나다.

2025.05.19 - [K-Movie] - 《야당》 – 권력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

 

《야당》 – 권력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

🎬 [All That Cinema] 《야당》 – 권력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검사는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지.”이 한 줄이 가슴에 남았다.이건 단지 영화 속 대사가 아니라,우리가 사는 시대를 통

allthatcinema.com

 

https://www.youtube.com/watch?v=G16ilej6mRw

 

 

“진실은, 숨겨지지 않는다.”


📎 다음 이야기로…

다음 포스팅은
말하지 못했던 기억을, 말할 수 있게 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 《아이 캔 스피크》
기억이 상처를 넘어 ‘말’이 되는 순간,
영화는 더 이상 픽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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