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당하지 못한 채로, 나는 156분을 앉아 있었다."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옆자리 남자가 일행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얘기야?" 그 뒤쪽에서는 누군가 "와 미쳤다"라고 중얼거렸다. 같은 상영관, 같은 러닝타임을 통과한 두 사람의 감상이 정반대였다. 나는 그 사이 어디쯤에 앉아 있었다. 재밌었다는 말도, 별로였다는 말도 다 맞는데 어느 쪽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 나홍진의 영화는 늘 관객을 이런 자리에 남겨두고 떠났지만, 〈호프〉의 그것은 조금 다른 종류의 잔상이었다. ⸻영화 정보제목 : 호프 (HOPE, 2026)감독 : 나홍진각본 : 나홍진촬영 : 홍경표미술 : 이후경출연 :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음문석,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장르 : 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