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떠나 영화를 시작할 때, 나는 그저 먹고 살 수만 있기를 바랐습니다."2026년 5월,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트로피를 든 한 배우가 그렇게 말했다. 객석이 잠깐 조용해졌다. 화려한 수상 소감이 아니었다. 그건 고백에 가까웠다. 먹고 살 수만 있기를. 그 한 문장 안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던 단역의 시간이, 버스비를 아껴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던 옥탑방의 겨울이 통째로 들어 있었다.그의 이름은 유해진이다. 소년, 광대를 보다1970년 충북 청주. 한 소년이 극장에서 배우를 본다.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우리들의 광대〉. 무대 위 단 한 사람이 객석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그 광경에, 소년은 그만 마음을 빼앗겼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하지만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연극영화과 입시에 세 번..